
짐을 챙겨 집을 나온 지 일주일째,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옵니다.
배우자가 조금 전에 아이를 데려갔다는 연락입니다. 전화는 받지 않고, 저녁이 되어서야 "당분간 내가 데리고 있겠다"는 메시지 한 줄이 옵니다. 이혼소송은 이제 막 소장을 낸 단계이고, 첫 기일이 언제 잡힐지도 모릅니다.
별거를 시작한 부부 사이에서 이런 일은 어느 쪽에게나 일어납니다.
아이를 데려간 쪽도, 아이를 보지 못하게 된 쪽도 판결이 날 때까지 누가 아이를 키우는 것인지 모른 채 몇 달을 보냅니다. 그 공백을 메우는 절차가 양육권 사전처분입니다.
판결만 기다리면 무엇이 문제일까요
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는 부분이 있지만, 이혼소송은 소장을 내고 상대방의 답변을 받고 조정과 조사를 거치는 동안 계절이 바뀝니다. 그동안 누가 아이를 등원시키는지, 아이가 아플 때 누가 병원에 데려가는지, 생활비는 누가 내는지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. 정해진 것이 없으니 하원 시간마다 실랑이가 벌어지고, 그 장면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사람은 아이입니다.
어느 한쪽이 나빠서라기보다 기준이 없어서 생기는 일입니다. 여러분이 판결을 기다리는 동안 아이는 매일 어느 집으로 가야 하는지를 눈치로 배웁니다.
양육권 사전처분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
가정법원은 사건 해결에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판결 전에도 자녀의 양육을 위한 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(가사소송법 제62조 제1항).
양육 문제에서는 보통 세 가지를 구합니다.
판결 때까지 아이와 함께 지낼 임시양육자, 그 기간에 상대방이 부담할 양육비, 떨어져 지내는 부모가 아이를 만나는 요일과 방법입니다.
세 가지를 한꺼번에 신청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. 상대방이 아이를 데리고 연락을 끊었다면 아이를 만나는 일정부터, 생활비가 끊겼다면 양육비부터 구할 수 있습니다.
신청에는 순서가 있습니다. 양육권 사전처분은 이혼소송이나 조정 같은 본안 사건이 법원에 접수되어 있어야 낼 수 있습니다. 아직 소장을 내지 않았다면 사전처분만 따로 신청할 수 없으므로, 별거 직후 아이 문제가 급하다면 본안 서류를 먼저 갖춰야 합니다.
법원은 신청서에서 무엇을 확인할까요
재판부는 대개 양쪽을 불러 이야기를 듣는 심문기일을 엽니다. 이 자리에서 묻는 것은 누가 더 잘못한 배우자인지가 아닙니다. 지금까지 아이의 아침을 누가 챙겼는지, 지금 아이가 어디서 자고 어느 어린이집에 다니는지, 부모가 일하는 시간에 아이 곁에 누가 있는지입니다.
그래서 신청서 첫 장에는 배우자의 잘못보다 아이의 하루를 적는 편이 낫습니다.
평일 일과를 시간 순서대로 쓰고, 소아과 접수 문자나 돌봄 선생님과 나눈 메시지처럼 그 일과를 보여 주는 자료를 붙입니다. 일하는 부모라면 근무시간을 감추지 말고, 퇴근 전까지 아이를 맡아 줄 사람과 그 사람이 사는 곳을 함께 적으십시오. 빈 시간을 어떻게 메울지 적은 신청서가 빈 시간을 감춘 신청서보다 믿음을 줍니다.
아이를 데리고 나온 쪽이라면 전학이나 어린이집 변경을 서두르기 전에, 다니던 곳을 계속 다닐 방법부터 찾으십시오. 임시 결정에서는 아이의 생활을 덜 흔드는 계획이 설득력을 얻는 편입니다.
임시양육자가 되지 못했다면 끝난 것일까
끝난 것이 아닙니다. 사전처분은 판결 전까지의 임시 결정이고, 양육자는 본안 판결에서 다시 판단됩니다.
불복할 수 있는지는 결정 내용에 따라 다르고 기간도 짧으므로, 결정문을 받은 날 바로 확인하셔야 합니다.
그보다 먼저 챙길 일이 있습니다. 결정문에 적힌 면접교섭 날짜를 한 번도 빠뜨리지 않고, 아이와 만난 날의 기록을 남기는 일입니다. 약속한 시간에 아이를 돌려보내는 것까지가 그 기록에 들어갑니다. 정해진 날마다 아이를 만나 온 부모와 연락이 끊긴 부모는 이후 가사조사에서 다르게 보입니다.
임시양육자로 정해진 쪽도 마찬가지입니다. 결정문의 조건을 그대로 지킨 기록이 본안에서 쓸 자료가 됩니다.
별거를 시작했거나 곧 시작하실 예정이라면 소장을 쓰기 전에 아이의 평일 일과표부터 적어 보십시오.
수원가정법원에 낼 사건이라면 광교법조타운 법률사무소 민현 방민현 변호사와 그 일과표를 놓고 양육권 사전처분 신청서에 담을 내용을 정리하실 수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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